꽃봄
꽃이 폈으면, 봄이다.
… ?
꽃이 펴서, 봄 온건지
봄이 와서, 꽃 핀건지
봄이 되어, 꽃 본건지
꽃을 보아, 봄 아는지
꽃 봄에 핀
봄 꽃음 봄
봄 꽃이 핀
꽃 봄을 봄
꽃은 때 되면 피어나고
봄은 때 되면 오는건데
보고 있는데도 모르겠다
꽃을 봤다고,
봄일까?
2024.03.19
'☆ 헤는 밤../習作'에 해당되는 글 5건
- 2024.03.19 꽃봄 2
- 2023.03.04 기차
- 2018.01.01 18, 불송구영신(不送舊迎新) 1
- 2017.01.09 반성 (反省) 1
- 2014.04.23 망각(忘却)
기차
기차는 나아가고 있었다.
나는 기차에 올라,
내 뜻으로 나아가려 했다.
나는 기차가 되었다.
나도 기차였지만,
나는 기차가 아니었다.
기차의 일부였던 나는,
어느새 방관자가 되었다.
나는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다.
세상은 흘러가고 있다
2023.03.04
18, 불송구영신(不送舊迎新)
새 해가 밝았다 합니다.
당신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보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 해가 끝나지 않은 기분이라
나는 인정하기 어려웁지만, 모두가 그렇다 합니다.
내가 아니라 해서
나는 당신을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송구(送舊)하지 못한 나 외엔
영신(迎新)한 모두가 새해 복 많이 받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도 송구(送舊)하여 새해를 인정할 무렵,
지금 받으신 복, 한 귀퉁이 나눠 주었으면 합니다.
언젠가 당신께서
오늘의 나처럼 새해를 인정하기 어려운 날이 오면,
그때엔 내가 당신께 내 복 한 귀퉁이 베어
미소와 함께 선사하겠습니다.
그러니 아직 이런 날 기다려주길 바랍니다.
2018.01.01
반성 (反省)
끔찍한 밤, 416을 잇겠노라 다짐하며
소심히 망각(忘却)을 역설했다.
구차한 밤에 남겨둔 울분은
아이들의 시신(屍身)처럼 식어갔고,
끝내 아이들의 시선(視線)을 놓치고 말았다.
밤과 낮이 천 번은 바뀌었다.
아이였던 나는 아비가 되었고,
내 아이의 시선(視線)에서
잊었던 한 언론의 양심을 들었다.
뒷 일을 부탁받았기 때문입니다.
구차한 밤의 기억
뒤늦은 노란 약속
내일로 이을 세월
침몰하지 않을 진실이 바로 설 때까지
잊지않고, 잇겠다.
2017.01.09
망각(忘却)
지친다,
아니 지쳤다.
삶, 어느 귀퉁이
돌고 돌아도 늘 내 자리,
구석에 흘려버린 꿈엔
위안이 없다..
꿈 버린 삶
포기도 못한 채
불평, 불만, 불신,
그중에 제일인 불안으로.
영생의 집을 짓는다..
세월이 거꾸로 가고,
세파람에 흩날리는
성수가, 낙루해도..
그네를 기억해야기에
구차한 밤, 하루를 잇는다.
201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