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grapher 란?

공지사항2008. 11. 30. 12:25
Ama-grapher는 취미 사진가로서의 나를 지칭하기 위해 멋대로 만든, Amateur와 Photographer의 조어다. 한글과 컴퓨터의 동의 없이, 한글과 컴퓨터의 협찬을 받아 한글 2007에 bundle된 한글과컴퓨터 사전에 따르면 Amateur는 '직업이 아닌 분야를 즐기는 애호가'를, photographer는 당연히 '사진가, 직업으로의 사진작가'를 의미한다.



기본 의미의 조합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취미 사진가'의 의미를 담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photographer의 경우 '직업으로의 사진작가'라는 나와 거리가 먼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다소 부담되는 표현이다.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진작가' 수준으로 실력을 갖추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photo는 빼버리고, 말을 줄이기 위해 Ama 만 남겼다.

굳이 두 단어를 줄여 Ama-grapher 라고 부르게 되면 다소 다른 의미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말은 외국어를 수용하여 국어의 일부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해당 외국어를 외래어라고 부른다. '외국에서 온 말' 정도의 의미다. Amateur 라는 단어 역시 외래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준말로 '아마'를 사용하기도 한다. 아마도 상반되는 의미의 외래어 '프로(pro)'에 댓구로 활용하기 위함이리라.

또한 한국어에는 원래 '아마'라는 말이 존재한다.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으나,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을 때' 활용하는 말이다. 원래 좋아했지만 일본의 모 배우 덕분에 더욱 좋아져버린 maybe 정도의 의미인 것이다. 이런 중의적 의미를 부여하면 Ama-grapher 는 '에..아마도 사진가?' 정도로 별로 사진가 같지 않은 사진가를 지칭할 수 있는 말이 된다. 책임감을 느낄 필요 없는 '사진 찍는 사람' 정도의 뉘앙스(nuance)도 느껴진다. 권력은 있지만 책임은 없는 '비스그라쥬 백 데라시(피를 마시는 새, 이영도)' 정도의 위치랄까.



재밌는 것은 photographer 라는 낱말도 photo 와 grapher 의 조어라는 점이다. grapher는 '기록자'를 의미하므로 글을 쓰던, 그림을 그리던, 사진을 찍던 어떤 대상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ama-grapher는 '아마도 기록자?' 정도의 초보 기록자 의미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르고 만들었지만, 지금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과 어느정도 부합하는 뜻을 부여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이 곳 블로그의 일반적 목적은 안내 글에 남기긴 했지만, Initial D에서 project D의 비밀이 다 밝혀질 때쯤 공개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 이 공간은 기록을 남기기 위한 공간이 아니던가. 그 기록이 무엇이 되던지 말이다.





내가 유명해지거나, 혹은 내가 사용하는 ama-grapher라는 말을 유명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한다면 훗날 사전에 실릴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래 capture imager는 내가 합성해서 만든 것이다. ^^;



어쨌거나, 좋지 아니한가. Ama-grap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