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능 선사는 당나라 시대의 선승이며, 선종의 제6조이자, 남종선의 시조입니다.

이분은 세살 때 부친을 여의고 가난하게 자랐고, 커서는 나무를 짊어지고 팔아 연명했습니다.

한날은 나무를 짊어지다가 들은 금강경 외는 소리에 출가를 결심하였고,

24살때, 선종의 제 5조 홍인 선사에게 가르침을 받고 훗날 선법을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혜능선사께서 글을 모르는 나무꾼 출신이었고,
훗날까지도 글은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불법을 설파하던 혜능선사께 어떤 사람이 불경을 들고와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이해가 안되는데 스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자 혜능 선사가

"나는 글을 읽을 줄 모르니 그 부분을 읽어 주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질문한 사람이 도리어 놀라며

"아니, 글도 모르는 분께서 어떻게 불법을 가르칠 수가 있습니까?"

라고 하자, 혜능 선사는 하늘에 뜬 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 끝은 왜 보누"




저도 처음 이 일화를 접했을 때, 글을 모르는 사람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드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진리를 읽는다고 아는게 아니고, 진리는 생각하고 느꼈을 때 깨우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상대방의 껍데기에 연연해서,

그 사람의 내면이나 그가 하고자 하는 현기어린 말을 놓치게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 한 번 읽고 넘어가시지요~ (응? ;;)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럽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Posted by ☆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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