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네 생각 한 번에

恨 방울 추억 떨구던 시절


먼 고향의 내가 솔긋이 피오를 때

가슴 아리던 기억

그때를 아십니까


하늘이 열리고 땅이 꺼지던 날

눈물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이제는 모두 잊혀질 기억 속에서

꿈꾸는 소년이 있었던 날

그 때는

당신도 소년이던, 소녀이던

그 시절


그 때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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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일을 떠올리노라면




가슴시린 첫 사랑이 아련히 피어나고

어제에 매달린

조그만 추억이 아른인다


두 눈을 꼬옥 감고

그날을 떠올리노라면


그녀를 처음보던 그날에

남몰래 싹트던 사랑이

여물어가던 그시절이 그리워


두 눈을 꼬옥 감고

옛 일을 떠올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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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까아만 하늘

반짝이며 비는 내린다

가끔씩 恨 방울씩


어쩌다 한번에 와

쏟아지면 반짝이면

유성비되어 내린다


동네 사람들 모두들 모여

옹기 종기들 모두들 앉아

까아만 하늘

반짝이며 내리는 비를

본다. 우두커니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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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 동주형님께




동주형이 그린 별이

두 눈 가득 잠겨 있다


엊그제 밤 그믐날 밤

부푼 가슴 높이 올라

동주형이 그린 별을

두 눈 가득 담아 왔다


형 무덤에 잔디가 돋아나도

형이 그린 별이 없어

쓸쓸했던 이름자가

이제는 울지 않아도 돼

내 두 눈 가득

형이 그린 별을 담았으니


내 가슴 가득

그 별을 내어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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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꿈을 위해




지나간 시간동안

멀어만 가던

오늘의 꿈이 깃든

내일의 문


굳게 닫힌 문이

저기 있다


이제는

문을 열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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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낮은 목소리로)




유리창 뿌연게

먼지가 그런걸

하이얀 휴지가

살며시 닦아내

희미한 별비를

한가득 담아와

그윽한 내마음

사랑이 가득한

향기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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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그리고 2009년의 첫 포스팅.

많은 詩를 놓고 고민하던 끝에 신경림 님의 詩를 골랐다. 고교 교과서에도 실렸었던(97~99년 사이) 작품으로 무슨무슨 시 xx편 하는 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조선일보에 김선우 詩人께서 기고하신 글에 따르면 시인께서 50대가 막 되셨던 시절, 이웃 청춘남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너희 사랑>이란 작품을 선물하신 뒤, 그들의 어려운 생활을 떠올리며 쓰신 詩라고 한다.

식당에서 일하던 여자와, 노동운동으로 쫓기는 삶을 살던 남자가 어렵게 시작한 결혼 생활.. 사랑 하나에 의지해 힘들고 어렵던 1980년대의 끝자락을 헤쳐나가야 했던 신혼부부를 그린 詩에서 2000년대의 끝자락을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너무도 많은 것들이 사라져버렸다. 통행금지를 알리는 소리, 방범대원, 심지어 메밀묵 파는 야식꾼 마저도 이제는 사라져 보기 힘든 것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은 남아있고, 가난한 이웃 역시 우리 곁에 남아있다. 이 글을 쓰는 내가 그 이웃일 수도 있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 이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도 삶을 위해 사랑을 버리고, 현실이라는 거대한 핑계 앞에 사랑을 잊을 수 있는 메마름 속에 살아가고 있을까.

문학 속에 혹은 역사 속에는 낭만적 사랑을 꿈꾸며 사랑을 위해 삶을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이란 언어를, 인종을, 종교를 초월할 수 있는 진리가 아닐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언제나 밤하늘의 별을 헤며 그 별들에 숨어 아름답고 행복한 꿈만 꾸며 살아가고팠던 나는 어느덧 세상을 조금씩 배워가고 세상을 알아야만 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 내게 사랑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아득함이 되었다. 조금은 촉촉하던 감성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모두 증발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내 모습이, 이 시절을 살아가는 이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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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님은 다들 잘 아는 노래 <향수>의 가사가 되는 동명의 詩 '향수'를 지으신 분이다. 일제 강점기에 아름다운 싯귀를 많이 남기셨었던 분으로, 이 정지용 님의 대표작까지는 못되지만 이 '호수 1'은 그분의 다른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안한 어투로 담담히 읇조리는 듯한 느낌의 詩로 요즘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어있다고 한다.

최근 짧은 詩를 연이어 소개하게 되는데, '호수 1' 역시 짧게 할 말만 하였지만 여운은 긴, 그런 詩다. 그리고 무뚝뚝한 이가 쑥스러운 듯, 툭 내뱉듯 '당신이 보고은 것 같소' 라고 하는 것만 같다. 요즘의 詩에는 사랑하면 사랑한다, 좋으면 좋다,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솔직하게 말하지만, 근대 우리 詩에는 이런 돌려 말하기(?)가 많아서 좋다. 은근한 마음의 표현이랄까..

고백하기에 부끄러운 마음, 얼굴을 가리면 숨길 수 있겠지만, 보고싶은 마음은 너무도 커 말로 다 할 수 없어 눈을 감고 너를 떠올려본다.. 는 느낌. 혹은 보고 싶어도 보고싶다 하지 못해 눈 감고 너를 그려보는 모습.. 어쩌면 일제 치하에 독립한 이 땅이 보고싶어 그 마음, 그 울분을 이기지 못해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고.. 그랬던 것은 아닌지..

하지만, 시가 발표되고 70년이 훌쩍 흐른 지금의 나는 이 시에서 다만 사랑할 뿐인 한 사람이 눈 감고 사랑하는 이를 마음 속으로 조용히 불러보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이 역시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겪은 경험과 詩를 읽는 동안의 내 마음가짐 때문이리라.

잠시, 두 눈 지긋이 가만히...... 보고 픈 이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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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의 고정희 님의 '고백 - 편지 6' 과 같이 짧지만 강렬한 詩다. 그리고 깊다. 원래도 유명했거니와 허영만 畵伯의 만화 <식객>과 이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영화(2007)와 드라마(2008)에서도 인용되어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詩다. 해석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길어서 외기 힘든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강렬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詩가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많은 이들의 마지막 행의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물음에 침묵한다. 뭉클하기도 하고 뜨끔하기도 할 것이다. 처음엔 나 역시 그랬다. 마지막 행의 뜨끔한 질문에 자신만을 생각했고, 그런 내가 연탄재 만 못한가.. 하는 자괴감 어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수 밖에 없는 詩라고 생각했다. 헌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묻고 싶은 것은 마지막 행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를 뜨겁게 해 주었던 존재'의 함축이라고 생각했던 연탄재를 의인화의 대상으로 본다면, 연탄재는 나를 '뜨겁게 해 주었던, 그래서 내가 사랑했던 이(연탄이 아니라 연탄'재'니까..과거형이 옳겠지.)'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발로 찬다는 것은? 나를 뜨겁게 해 주었던(내가 뜨겁게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준) 이를 발로 차지 말라고 했다. 사랑은 식어버릴 수 있지만, 그 마지막은 아름답게 보내주라는 의미가 아닐까.

멋대로의 해석이지만, 사랑에 대한 열정이 부족함을 지적함과 동시에 사랑이 식었더라도 그 사랑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고 생각하니 詩가 다르게 느껴졌다. 문학에서 어떤 정서를 짚어 내는 것은 결국 讀者의 경험과 생각에 달린 문제다. 그렇다면 나의 감상이 바뀐 것은 처음 이 詩를 접하기 이전에는 몰랐던, 사랑과, 그리고 이별을 겪어보았기에 그 때는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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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여느 문학에 비해 어려운 점이자 동시에 우월한 점이 있다면 바로 파괴력이 아닐까. 문학이라는 것이 결국 作者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언어 예술이라는 점에서, 詩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강렬하게 作家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문학 장르(genre)다. 고정희 시인의 '고백'은 그런 면에서 詩의 절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作品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 詩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詩의 3대 요소(기억이 좀 가물가물 하지만;)인 윤율(음악적 요소), 심상(회화적 요소), 정서(의미적 요소)의 표현이 모호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반복이나 대구를 통한 리듬감 형성을 통해 표현되는 운율도 전혀 보이지 않고(굳이 찾자면 '감/전/되/었/다/' 부분 정도? ), 五感을 바탕으로 한 심상의 묘사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굳이 찾자면 감전되는 것이 촉각? ). 그렇다고 사용된 낱말들이 고도의 의미를 함축해서 짙은 정서를 나타내지도 않는다(굳이 찾자면 전깃줄을 통한 연상 작용으로 사랑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 정도? ). 그런데 왜 나는 이 詩를 처음 접하고 나 역시 감전되는 듯한 강렬한 느낌이 들었을까.
(이런 해석이 억지일 수도 있고, 당연히 틀릴 수도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굳이 제대로 된 해석이 필요하다면 괄호 부분에 쓴 것 정도? ^^; )

답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사랑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첫 눈에 반한다는 느낌 혹은 그에 준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詩人께서는 아마도 그것을 노린 것이 아닐까. 詩의 3대 요소니 뭐니 해도 결국 그것은 문학을 바라보기 위한 다소 보편적인, 그리고 보다 교육적인 목적과 어쩌면 비평가들의 수준 높아 보이는 언어 체계를 위한 분류에 불과할 뿐(詩와 다른 문학을 구분하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제일 높겠지만..) 作家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그리고 讀者는 그런 분류를 몰라도,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다면 詩人께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마치 감전된 느낌처럼 한 번 부르르 떨어줄 수도 있을 것이고..

詩는 다른 문학과 달리 '낭송(朗誦)'하는 경우가 많다. 읊는다고도 한다. 소설을 옆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 읽어주진 않는다. 다만 책을 권할 뿐. 하지만 시는 詩人의 느낌을 讀者의 감성으로 해석해 옆 사람에게 전달해 줄 수 있다. 다른 詩는 보통 읽고 여운을 느끼는 편이지만, 고정희 님의 이 '고백 - 편지 6'은 어떻게 읊을까, 혹은 어떤 이에게 어떻게 낭송해줄까 하는 상상을 하게 해 준다. 매우 짧지만, 여러모로 즐거운 詩다.

[참고]
저는 제대로 된 詩作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고 단지 고교 시절까지의 국어 및 문학 수업에서 몇 유명한 詩人의 作品을 '정해진' 해석에 따라 읽어본 것이 전부인, 즉 이 글을 보고 있을 당신과 별 다를 것이 없는 수준(물론, 이 글을 보는 분의 수준이 더 높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의 평범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래서 나는 詩를 마음껏 느끼고 멋대로 해석하지요. 고정희 님의 '고백 - 편지 6' 역시 그런 저의 저질스러운 감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절대 본인의 해석을 믿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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